
잡담
나는 다시 갤럭시를 쓴다
Google의 Pixel 8 Pro를 사용한 지 16개월 정도 사용하던 중, 또 새로운 스마트폰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새로 구매한 스마트폰은 삼성의 갤럭시 S26 울트라입니다. 제가 다시는 갤럭시를 사용할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말이죠. 16개월 만에 다시 돌아온 갤럭시를 2주쯤 써보고 있는데, 불만과 실망이 가득합니다. 그럼에도 왜 제가 다시 갤럭시를 사용하게 되었는지와 그리 만족스러웠던 Pixel을 더 이상 메인 스마트폰으로 사용하지 않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메인 스마트폰으로 무엇을 써왔나 저는 갤럭시 S10+, 갤럭시 Z 플립3, Pixel 6 Pro, 갤럭시 S24 울트라, Pixel 8 Pro, 갤럭시 S26 울트라 순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해 왔습니다. 그 중, 갤럭시 S10+는 정말 만족스러운 스마트폰이었습니다. 29개월 정도를 사용해 왔는데, 좋아했던 이유는 가볍고 한 손 조작이 쉬운 기기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사용하다가 디스플레이 파손으로 인해 스마트폰을 교체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2020년부터 시작된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카메라 경쟁 등으로 인해 스마트폰은 커지고, 무거워지고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다음 기기를 쉽게 고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망원이 없지만 상대적으로 가볍고, 휴대가 편리한 갤럭시 Z 플립3를 메인 기기로 선택했었는데, 그리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갤럭시 Z 플립3의 AP로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888이 채택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배터리 타임도 적고, 발열도 엄청나 사용 시 매일매일 불만이었습니다. 그 이외에도, 변화하던 삼성의 소프트웨어에 대한 불만과 AP 때문인지, 소프트웨어 최적화 탓인지 모를 이상한 답답함이 있었습니다. 디스플레이도 웹 서핑을 할 때마다 글자가 우글거리는 느낌이 들지만, 정상이라는 답만 받을 뿐이었습니다. 24개월 뒤, Pixel 6 Pro로 메인 스마트폰을 교체하게 됩니다. Pixel 6 Pro를 처음 사용하던 당시에 이렇게 무겁고 이렇게 큰 폰을 제가 쓸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습니다만, 사용하다 보니 금방 적응이 되어 만족스럽게 사용했습니다. 갤럭시 Z 플립3을 사용하던 때, One UI 5 업데이트 이후 엄청난 이질감과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추가된 애니메이션이 없는 것보다 못한 수준이라든지, 자사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는 통일성이 떨어지는 경험이라든지 등 많은 좋지 않은 경험이 있었지만, Pixel에서 제공하는 소프트웨어에서 많은 좋은 경험을 해왔습니다. Pixel 시리즈 스마트폰들은 항상 거의 동시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수신받는다거나,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애니메이션을 제공한다던가, 어디서 가져온 것이 아닌 항상 독창적이고 사용하기 편한 경험을 제공하는 등 많은 좋은 경험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Pixel 6 Pro의 AP 성능, 전성비가 좋지 않았던 탓에 동시대 플래그십 스마트폰보다 성능도 부족했고, 배터리 시간도 상대적으로 더 적게 가는 등의 문제가 있었고, 그 당시 가장 심각했던 것은 제가 사용하는 통신사인 SK텔레콤 기준, 통화 사용이 어려웠던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래도 소프트웨어 경험이 너무 좋아 그냥 사용했습니다. 이렇게 사용해 오다 Pixel 6 Pro의 디스플레이가 파손되었고, 정상적인 수리 방법이 없어 사용한 지 3개월 만에 갤럭시 S24 울트라로 넘어오게 됩니다. 앞서 언급한 갤럭시 Z 플립3 당시의 불쾌했던 경험이 갤럭시 S24 울트라에서 이어져 오고 있었고, 계속 사용하며 Pixel 6 Pro를 사용하던 당시의 소프트웨어 경험이 그리웠습니다. 그렇게 10개월 후, 다시 Pixel로 돌아갑니다. Pixel 8 Pro를 구매하여 메인 스마트폰으로 사용하게 되며, 그리고 또 15개월 후, 다시 갤럭시로 돌아갑니다. 왜 갤럭시로 돌아왔을까? 그렇게 Pixel의 소프트웨어 경험이 좋았고, 삼성의 소프트웨어 경험이 별로여서 10개월 만에 스마트폰을 변경했으면서 왜 다시 갤럭시로 돌아왔을까요? 앞서 Pixel 6 Pro를 사용 당시를 언급할 때처럼 통화가 제대로 되지 않는 문제가 Pixel 8 Pro를 사용할 때도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물론 Pixel 6 Pro를 사용할 때보다는 Pixel 8 Pro를 사용할 때는 모뎀 패치가 있어 나았지만, 루팅을 해야 한다는 점과 루팅을 하여 오는 제약 사항들이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그렇다고 루팅을 하지 않고 모뎀 패치를 하지 않고 사용하자니, 너무 많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제 경우 모뎀 패치를 하면 VoLTE를 지원하지 않는 유선 전화로 통화를 하지 않으면 문제가 없었는데, 모뎀 패치를 하지 않으면 불규칙하게 발신/수신 문제가 발생하여 사용이 거의 불가능한 수준입니다. 이 문제는 여행을 가서도 발생했었습니다. Pixel 8 Pro를 메인 스마트폰으로 사용하면서 말레이시아 여행을 갔습니다.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전날 머물렀던 숙소에 AirTag를 두고 와서 숙소에 전화로 문의하는데 통화 발신이 안 된다거나 연결이 성공해서도 VoLTE가 지원되지 않아 통화품질이 엉망이었습니다. 게다가, 루팅을 하고 제대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려면 여러 패치와 우회 과정이 필요했고, 어느 순간에는 또 우회할 수 없어집니다. 게다가, 업데이트할 때마다 다시 루팅을 해주는 과정이 필요했고, 루팅으로 인해 어느 때에는 OTA 업데이트 수신을 받지 못할 때도 있었습니다. 이런 순간들이 지속되면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보다 스마트폰을 유지보수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고, 같은 값 혹은 더 저렴한 갤럭시나 iPhone을 구매했었더라면 없었을 통화 문제가 지속되면서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었습니다. 또 출시된 지 3년이 가까워지고 있는 기기이다 보니 2026년 6월, 현재 배터리 수명이 조금 나빠졌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이를 정상적으로 수리할 방법이 여전히 있지 않았고요. 위에서 언급한 문제들의 가장 큰 문제는 대한민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전 세계 국가에서 동일한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아무튼, 다양한 이유로 메인 스마트폰을 다시 한번 교체해야 하는 시기가 왔고, Pixel 시리즈의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 Pixel 10 Pro가 후보지에 없던 것은 아닙니다만, 갤럭시 S26 울트라를 결국 메인 스마트폰으로 구매하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갤럭시 S26 울트라를 선택한 이유 제가 갤럭시 S26 울트라를 선택한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장 편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기 때문입니다. 수리도 쉽고, 가장 중요한 통신 기능도 문제없이 동작합니다. 배터리도 안정적이고, 성능도 좋고, 카메라 하드웨어도 강력합니다. 적어도 스마트폰을 쓰면서 기본적인 부분 때문에 스트레스받을 일은 Pixel보다 적고, 실제로 사용해 보니 훨씬 편합니다. 갤럭시 S26 울트라는 배터리가 오래 갑니다. Pixel 8 Pro를 사용할 때보다 확실히 마음이 편합니다. 외출할 때 보조배터리를 챙겨야 하나 고민하는 일이 줄었습니다. 성능도 좋습니다. 앱 실행, 게임, 카메라 등 여러 방면에서 여유가 느껴집니다. 디스플레이도 좋고, 통신도 안정적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사용하는 스마트폰으로써 갖춰야 할 기본기는 거의 다 갖추고 있습니다. 문제는, 저는 이 기본기가 좋은 스마트폰을 쓰면서도 계속 불만을 느끼고 있다는 점입니다. 다시 만난 삼성의 소프트웨어 가장 큰 불만은 역시 소프트웨어입니다. 이전보다 애니메이션도 나아진 것 같은데, 이것을 제외하고는 전부 퇴보했습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사용했던 삼성의 소프트웨어는 적어도 독창적이었습니다. 이제는 독창적이지도 않고, 무언가가 뛰어나지도 않고, 멋지지도 않은, 그냥 흔한 소프트웨어가 되어버렸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상태 표시줄을 좌측에서 내렸을 때 알림이 보이고, 우측에서 내렸을 때 빠른 설정창이 나온다던가, 잠금화면 시계가 배경에 맞게 늘어난다던가, 화면 상하에 블러 처리가 되어있다든가 하는 부분은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하고, 삼성이 이것을 채용하기 전 중국 제조사들이 채용하여 많은 비판을 받았던 부분입니다. One UI는 분명 한 손 조작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One UI 1.0부터 이야기해 왔는데, 지금은 그런 구조만 남아 있고, iOS나 중국 제조사들의 소프트웨어에서 본 듯한 것들이 마구 섞여 있습니다. 색상이나 아이콘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건 완전히 취향의 영역이지만, 제 눈에는 이전보다 더 가볍고 촌스럽게 느껴집니다. 아이콘의 형태나 색이 전체적으로 장난감 같아졌고, 기본 앱들의 분위기도 제가 좋아하는 방향과는 멀어졌습니다. Pixel의 Material You가 항상 완벽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시스템 전체가 하나의 방향을 향하고 있다는 느낌은 줍니다. 편하지만 좋아하긴 어려운 스마트폰 이렇게 불만을 말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에서 아니, 전 세계에서 마음 놓고 쓸 수 있는 스마트폰은 갤럭시 혹은 iPhone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이 두 기기의 제조사는 큰 문제 없었고, 무엇보다 VoLTE 프로파일이 대부분 포함되어 있어서 어디서든 통화가 원활합니다. 게다가 갤럭시는 사전 고지 없는 통화 녹음이 문제가 되지 않는 지역에서는 사전 고지 없는 통화 녹음은 물론, 자동 통화 녹음까지 설정 한 번으로 모두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 대한민국에서는 삼성페이 같은 지역 특화 기능도 있어 강력합니다. 이러한 편의성에 한 번 빠지면 빠져나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갤럭시가 좋았으면 좋겠습니다. 진심으로요. 제 개인적으로는 지금의 갤럭시는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편하긴 한데 어딘가 엉성한, 겉은 번지르르한데 내용은 별거 없는 그런 느낌입니다. 하드웨어는 정말 좋습니다. 디스플레이도 좋고, 배터리도 오래가고, 성능도 충분합니다. 통신도 안정적이고, 수리도 쉽고, 삼성페이나 통화 녹음처럼 실제 생활에서 체감되는 기능도 많습니다. 메인 스마트폰으로서 해야 할 일은 정말 잘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마음이 가지 않습니다. 스마트폰을 쓰면서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과, 그 스마트폰을 좋아하게 되는 것은 다른 문제였습니다. 갤럭시는 분명 전자에 가깝습니다. 들고 다니기 편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 방법이 명확하고, 한국에서 사용하기에 불편한 부분이 적습니다. 그런데 사용할 때마다 기분 좋은 순간이 많지는 않습니다. Pixel은 반대였습니다. 불편한 점이 많았습니다. 통화 문제도 있었고, 루팅과 패치도 필요했고, 수리도 어려웠습니다. 메인 스마트폰으로 쓰기에는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사용할 때는 좋았습니다. 애니메이션, 카메라, 업데이트, 전체적인 소프트웨어의 감각이 제 취향에 잘 맞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선택은 더 아쉽습니다. 저는 더 좋아하는 스마트폰 대신, 덜 피곤한 스마트폰을 선택했습니다. Pixel이 싫어져서 갤럭시로 온 것이 아닙니다. 갤럭시가 너무 좋아서 돌아온 것도 아닙니다. 그냥 메인 스마트폰으로 쓰기에는 갤럭시가 더 현실적이었습니다. 아마 Pixel이 대한민국에 정식 출시되고, 통화와 수리 문제가 해결된다면 저는 다시 Pixel을 고민할 것 같습니다. 반대로 삼성이 지금의 One UI를 더 일관되고 자연스럽게 다듬고, 단순히 어디선가 본 듯한 요소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삼성만의 방향을 다시 보여준다면 갤럭시에 더 오래 머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둘 다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갤럭시 S26 울트라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좋아서 돌아온 것은 아닙니다. Pixel이 싫어진 것도 아닙니다. 그저 메인 스마트폰으로 쓰기에는, 갤럭시가 덜 피곤했기 때문입니다.
























